3월 4일
종교는 사실에 관한 일련의 진술, 즉 참이거나 거짓일 수밖에 없는 진술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만약 그 진술들이 참이라면 인간이라는 선단의 바른 항해가 무엇이냐에 대해 일단의 결론이 나올 것입니다. 물론 그 진술들이 거짓이라면 아주 딴판의 결론이 나오겠지요.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일은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경우를 다시 생각해 봅시다. 그는 주변에 있는 다른 배에 손상을 입혀서는 안 된다는 점은 잘 이해하고 있지만, 자기 배는 자기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배가 그의 소유냐 아니냐에 따라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이를테면 내가 내 몸과 마음의 영주냐, 아니면 진짜 영주에게 그것들을 빌린 소작인에 불과하냐에 따라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만약 누군가 다른 존재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나를 만들었다면, 내가 단순히 내 것일 경우에는 부과되지 않았을 많은 의무를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기독교는 모든 인간은 영원히 산다고 주장하는데, 이것 역시 참 아니면 거짓입니다. 만약 우리가 영원히 사는 존재라면, 겨우 70년 정도 살다가 죽을 존재일 경우에는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는 아주 많은 것들을 놓고 고민해야 합니다. 예컨대 지금 나의 못된 성질과 시기심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합시다. 이것은 점차 진행되는 일이므로 70년이 지난다 한들 눈에 확 뜨일 정도로 심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이 100만 년 동안 계속된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지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기독교가 진짜 참이라면, ‘지옥(hell)’이야말로 이 상태를 정확하게 꼬집어 주는 용어라 할 것입니다. <순전한 기독교> 3장 그리스도인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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