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칭찬받고 즐거워하는 것은 교만이 아닙니다. 선생님이 공부 잘했다고 아이의 등을 두드려 줄 때, 사랑하는 남자가 여자에게 아름답다고 말할 때, 그리스도께서 구원받은 영혼에게 “잘했다”라고 말씀하실 때 즐거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것은 자기가 원래 칭찬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즐겁게 해주고 싶은(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당연한) 대상을 즐겁게 해 주었다는 사실 때문에 즐거워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가 즐거워하니까 됐어’라는 생각이 ‘이런 일을 하다니 나도 참 대단해’라는 생각으로 바뀔 때 생깁니다. 자기 자신에게서 오는 기쁨이 커지고 칭찬에서 오는 기쁨은 줄어들수록 여러분의 상태는 악화됩니다. 그러다가 결국 칭찬은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오로지 자기 자신만 바라보며 기뻐하는 지경에 이르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허영심이 교만 중에서도 가장 표면에 드러나는 것임에도 실상 가장 미미하여 용서받기 쉬운 죄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허영심 많은 사람들은 칭찬과 박수갈채와 경탄을 지나치게 좋아한 나머지 늘 거기 매달려 있습니다. 그것도 잘못이긴 하지만, 그래도 천진하며 겸손하다고까지 봐줄 수 있는(좀 이상한 겸손이긴 하지만) 잘못입니다. 이것은 그가 아직 자화자찬에 완전히 만족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에 그들이 자기를 봐주길 바랍니다. 즉 그는 아직 인간적인 것입니다. 정말 흉악하고 악마적인 교만은 다른 사람들을 얕본 나머지 그들이 자신에 대해 무슨 말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을 때 찾아옵니다. <순전한 기독교> 3장 그리스도인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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