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365건

살아계신 하나님께 다가서기

Q.T/C.S.루이스
728x90

2월 19일

사람들은 추상적이고 소극적인 신을 생각하던 것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생각하는 것으로 옮아가기를 꺼립니다. 당연합니다.……범신론자들의 하나님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존재,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그런 하나님은 그저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단지 선반 위의 책처럼 존재할 뿐입니다. 그는 여러분을 따라다니며 괴롭히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그의 명령에 하늘과 땅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염려도 없습니다. 만일 그런 범신론의 하나님이 진리라면, 우리는 하나님을 왕으로 묘사하는 모든 기독교적 이미지들은 그저 역사적 우연에 속하는 것으로, 이제 우리 종교는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충격적 이게도 우리는 그런 이미지들이 필요 불가결한 것임을 발견합니다. 여러분은 전에 더 작은 일들과 관련해서 이런 충격을 느껴 봤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잡고 있던 줄이 갑자기 반대쪽에서 당겨질 때, 어둠 속에서 무언가 옆에서 숨 쉬는 소리를 듣게 되었을 때와 같은 경우에 말입니다. 여기서도 그렇습니다. 무언가 실마리를 따라가다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한 생명의 떨림이 전해져 오고, 그 순간 우리는 충격을 받습니다. 혼자 있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살아 있는 존재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충격을 줍니다. “저기 봐!” 우리는 소리칩니다. “저게 살아 있어.” 따라서 수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기독교로부터 뒷걸음쳐 물러납니다. 할 수 있다면 저도 그랬을 것입니다.

어떤 ‘비인격적인 하나님’, 이는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주관적인 진선미의 하나님, 이는 사람들이 더 좋아합니다. 우리를 관통해 요동치는 어떤 무정형의 생명력, 우리가 끌어다 쓸 수 있는 방대한 힘으로서의 하나님, 이는 사람들이 최고로 좋아합니다. 그러나 진짜 하나님, 살아 계신 하나님, 반대쪽에서 줄을 끌어당기시고, 무한한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나님, 추적자, 왕, 남편으로서의 하나님, 이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도둑 놀이를 하고 있던 아이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방금 현관에서 난 저 소리, 혹시 진짜 사람 발자국 소리는 아닐까?(‘하나님을 찾는 인간!’ 운운하며) 그저 종교를 가지고 장난쳐 왔던 사람들이 갑자기 뒤로 움찔 물러서는 순간이 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정말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정말 그런 것을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더 나쁜 경우로, 만약 그분 편에서 친히 우리를 찾아온다면? <기적> 11장 기독교와 ‘종교’

728x90

연대에 관한 속물적 태도

Q.T/C.S.루이스
728x90

2월 18일

“이런, 젠장, 완전히 중세잖아.”

나는 소리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연대年代에 관하여 우리 시대가 갖고 있던 속물적 태도를 나 또한 가지고 있었던 터라, 과거의 시대를 매도하는 말을 한 것이다.…… 바필드는 내가 ‘연대에 관한 속물적 태도’라고 부르는 바 우리 시대에 통용되는 지적 풍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와, ‘무엇이든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은 불신의 근거가 된다’는 가정假定을 간단히 무너뜨렸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이유를 찾는 것이다. 반박되어 사라졌는가(그렇다면 누가 어디서 어떻게 결정적으로 사라졌는가), 아니면 단순히 유행이 사라지듯 사라졌는가? 만약 그냥 사라진 것이라면, 사라졌다는 그 사실만으로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 세대 역시 ‘하나의 시대’로서, 다른 모든 시대들처럼 특유의 미망迷妄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되다. 그 미망은 그 세대에 갖고도 넓게 뿌리 박힌 가정들 속에 숨어 있기 쉬우므로, 아무도 감히 그것을 공격하지 못하며 변호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둘째로, 바필드는 우리가 지금껏 견지해 온 입장이 만족스러운 인식론을 세우기에는 너무나도 편협한 것임을 납득시켰다.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우리는 ‘실제론자realists’였다. 즉 우리는 감각에 의해 드러나는 우주를 가장 근본적인 실제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의식意識의 현상에 대해서는 사실상 유신론 내지는 관념론의 관점에 해당하는 주장을 계속 펴고 있었다. 우리는 추상적인 사고야 말로(그 사고가 논리적인 법칙을 따르는 사고라면) 반박할 수 없는 진리를 제공하며, 우리의 도덕적 판단은 ‘타당하고’, 심미적 경험은 즐거울 뿐 아니라 ‘가치 있다’는 생각을 고수했다. <예기치 못한 기쁨> 12장 무기와 전우

728x90